작은 것이 아름답다 | 생명 되살리기 수행 연습(3)

생명 되살리기 수행 연습 (3)

내 삶은 내가 선택한 것 ‘보살의 선택’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 소장

<생명으로 되살리기 수행 연습>은 생명 파괴적인 산업 물질 사회에서 생명 살림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실천 수행 방법을 쓴 불교학자이자 여성 생태학자인 조안나 메이시의 새 책 『생명으로 돌아가기(Coming Back to Life)』와 『액티브 호프(Active Hope)』를 토대로 필자의 수련과 교육 경험을 통합해 사회적 전환을 위한 실습과 훈련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을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4~5명의 작은 그룹에서 20명의 중규모, 또는 100여 명의 대규모 그룹까지 창조적으로 적용하는 집단 작업이다.

내 부모님이 미국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초등학생 당시 1960년대는 우리나라가 한창 산업화를 이루고 경제 개발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던 시절이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모든 것이 위대하고 부럽던 시절이었다. 그런 선망으로 토요 명화나 일요 명화를 보고 난 뒤에는 아버지 어머니가 저렇게 멋지게 생긴 미국인이라며 얼마나 좋았을까를 꿈꾸기도 했다. 판자촌 산동네에서 물을 긷기 위해 비탈을 오르내리던 어린 시절, 나는 왜 이렇게 가난
한 한국에 태어났을까를 원망했고 부모님은 왜 지지리 가난할까를 원망했다.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4형제를 키우며 온갖 일을 다하며 갖은 풍상을 겪었지만 우리 집안은 조금씩 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성장에 맞춰 나름 번듯한 집에 살게도 되었다. 더욱이 나는 약 25년 넘게 불교공동체에서 살면서 한 번도 월급을 받고 살아본 적이 없지만 공동체에서 부족하다고 느낀 적 없이 서로 나누며 살아왔다. 그러다 23년 동안의 전쟁이 끝난 아프가니스탄에 2001년 긴급 구호 활동을 하러 수도 카불과 난민 캠프 칸다하르, 바미안 등지를 다니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과거 1960년대 내가 초등학생 때 미국인을 바라보는 그 눈빛으로 아프간의 아이들이 나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아프간 아이들은 나 같은 사람이 자기 아버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다는
걸 가끔 느꼈다. 세상에나! 통장에 돈도 거의 없는 사람이지만, 한국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큰 축복을 받은 것이구나, 하고 크게 깨닫게 되었다.만일 내가 무언가를 구하고 얻으려 하면 현재의 조건은 부족하고 불만투성일
것이다. 그래서 더 좋은 곳으로 가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가난한 사람과 어려운 사람과 고통받는 사람의 아픔을 함께하고 치유하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에겐 자신이 이미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사실은 자신에게 축복이 되는 것이다. 또한 부자라 할지라도 그들 마음의 공허함과 괴로움이 있으니 그들에게도 보살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보면 마음 한번 바꿔 보살심을 내면 현재의 상태는 변화시키지 않아도 그대로 나에게 최상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의 생명 평화 수행 실습은 바로 ‘보살의 선택’이다.

지금 당신은 현생에 태어나기 직전 문 앞에 서 있다
일단 내가 이 시대 인간으로 태어나길 선택한 사람만 참여하라. 그런데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없다. 유일무이한 특별한 임무를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여러 명이 명상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살펴본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지금 당신은 현생에 태어나기 위해 대기하고 문 앞에 서 있다. 그 문 앞에는 여 러분이 보살이 되기 위해, 특별한 조건과 상황의 사람이 되기 위해 선택할 여러 버튼들이 준비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보살에게 이들 버튼은 좋고 나쁜 것이 없다 는 점이다. 그러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일이기 때문에 편하고 쉬운 일은 아니라 는 것이다. 자 이제부터 선택해보자.

◐ ‘보살의 선택’ 수행 실습
1. 여러분이 태어날 나라와 장소를 선택하라.
도시인가, 시골인가, 미국의 뉴욕인가, 영국의 런던인가? 아니며 인도의 가난한 빈민가인가? 아프리카 인가, 한국인가? 한국이라면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아니 평양에 태어나길 선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 무엇을 선택했는가. 일단 이곳 분들은 남한을 선택한 것이다.
2. 두 번째 피부색과 종족, 신체 상태를 선택하라.
백인인가? 흑인인가? 황인종을 선택했다면 그중에도 다양한 특징을 갖는 종족을 선택한다. 그래서 당신 은 자신이 피부와 인종, 신체 조건을 선택했다.
3. 남자로 태어날지 여자로 태어날지 아니면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으로 태어날지를 선택한다.
어느 것도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여자로 태어나면 또 LGBT를 선택하면 차별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그들을 위한 활동을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자신의 성 정체성을 선택했다.
4. 사회 경제적 여건을 선택하라.
잘사는 집안에 태어날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날지, 유럽의 부유한 집을 선택할지 인도의 가난한 집안을 선택할지 결정하라. 그래서 당신은 지금의 조건을 선택했다.
5. 어떤 종교적 전통을 선택할지를 선택하라.
태어나자마자 이슬람을 신앙하는 집안일 수도 있고, 개신교나 가톨릭을 선택할 수도, 힌두교를 선택할 수도 있으며 불교를 선택할 수도 있다. 내가 철저히 진리라고 믿는 모든 종교는 대체로 우연적 계기로 선택한 것이다. 아마도 여러분 인생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6. 다음에는 부모를 선택하라.
지금 현재 부모님의 강점, 약점을 알고 있는가? 성격이 불같은 아버지와 꼼꼼하고 따스한 어머니, 두 분 다 성장 과정에서 많은 상처가 있는 한 남자와 여자를 아버지와 어머니로 선택했다. 부모가 당신을 선택 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부모를 선택한 것이다.
7. 형제자매도 선택하라.
형제들끼리 성격이 잘 맞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우애도 있고 경쟁과 투기를 하기도 하는 바로 이 성격 의 누나, 오빠, 형, 동생을 당신이 선택한 것이다.
8. 어떤 장애를 갖고 태어날 것인가.
몸과 마음의 장애가 있으면 타인의 어려움과 역량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일반으로 태어나는 걸 선택 할 수도,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걸 선택할 수도 있다.
9. 마지막으로 당신은 사는 동안 어떤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려고 하는가.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들과 함께하려고 하는가? 차별받고 천대받는 사람들의 인간적 삶을 대변하며 함께 살려는 삶, 아니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생명을 살리며 위기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삶. 선택하라.
10. 이렇게 모든 옵션을 다 선택했다면, 마지막 최종 ‘결정’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번 선택 사항을 돌아보라.
다시 말하지만 선택에는 절대 좋은 선택도 절대 나쁜 선택도 없다. 그리고 이 모든 선택은 분명히 자신이 선택한 것임을 확인한다. 그런 뒤 최종 ‘결정’ 버튼을 누른다. 그래서 결국 당신은 지금 세상에 나온 것이다.

 

중간 보고서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재 여러분은 이생에 태어나기 직전 문 앞에 서서 선택한 내용은 전혀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는 확 신도 없다. 내가 그런 선택을 한 존재인지 전혀 모르고 망각하며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여러분이 한국과 지역을 선택했고 남녀를 선택했고, 심지어 부모까지 선택했으며, 장애 여부까지 지금의 모든 조건을 여러분이 직접 선
택했다는 사실이다. 누굴 원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특별하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연연할 때는 모든 조건이 불리 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람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돕는다고 한다면 당신의 현 재 조건은 최상이라는 것이다. 지금이 가장 완벽한 좋은 상태이다. 다시 말해 현 재 조건은 똑같은데 보살심으로 마음 하나 바꾸면 세상과 삶이 바뀌는 것이다. 이 제 당신은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해 ‘보살의 중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한번 보고서를 만들고 2명씩 짝을 짓거나 또는 전체 앞에서 발표해본다.

개별적 자아, 관계적 자아, 생태적 자아, 보살적 자아
나는 누구일까. 홀로 존재하는 나를 나로 생각하며, 피부 속에 갇혀 있는 나만을 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고립적 자아, 개별적 자아’이다. 그러나 네가 없이 내가 존재할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야 비로소 ‘나’가 존재할 수 있다. 이걸 깨달 으면 곧 나는 ‘관계적 자아’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서 는 나무와 바위, 벌레와 동물, 바람과 태양, 비와 이슬 모두 존재해야 한다. 이들 없 이 모든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 나는 이들과 연결된 ‘생태적 자아’임을 깨달았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식물과 동물을 먹어야 한다. 이웃과 친구들의 노고 덕분에 산 다. 태양과 바람 덕택에 존재한다. 이처럼 생명과 자연의 은혜를 입고 사는 나는 이 들의 은혜를 되갚는 보은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은혜를 갚는 삶, 상태 의 기쁨과 즐거움이 나의 행복이 되고, 이웃과 자연의 풍요가 나의 풍요가 되는 보 살의 삶을 깨닫는 것이 바로 ‘보살적 자아’를 깨닫는 것이다. 현재 여러분의 상황은 누굴 원망할 수 없다. 매 순간 자신이 하나하나 선택해서 지금까지 만들어온 삶이다. 현재의 모든 조건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큰 자원이 다. 또한 지금의 생각이 미래를 선택하게 될 것이며 그 선택이 나와 우리의 미래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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