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 생명 되살리기 수행 연습 (2) 뭇 생명의 목소리를 듣다, ‘온생명회의’__유정길

생명 되살리기 수행 연습 (2)
뭇 생명의 목소리를 듣다,
‘온생명회의’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 소장

<생명으로 돌아가기 수행 연습>은 생명 파괴적인 산업 물질 사회에서 생명 살림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전
략과 실천 수행 방법을 쓴 불교학자이자 여성 생태학자인 조안나 메이시의 새 책 『생명으로 돌아가기(Coming Back to
Life)』와 『액티브 호프(Active Hope)』를 토대로 필자의 수련과 교육 경험을 통합해 사회적 전환을 위한 실습과 훈련 프
로그램을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을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4~5명의 작은 그룹에서 20명의 중규모, 또는 100여 명
의 대규모 그룹까지 창조적으로 적용하는 집단 작업이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이제껏 인간들은 다른 생명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자연은 인간 자신을 위해 존재할 뿐이며, 산과 강, 바다뿐 아니라 나무와 풀, 곤충과 동물들 모두 인간을 위해 마땅히 희생되어도 좋을 존재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의 생명 살림 전환 수행 실습은 인간 이외에 수많은 동식물과 무생물들의 목소리, 분노와 하소연을 듣고 또한 그들의 도움을 받아 생태적 전환 사회로 나가는 힘을 얻는 실습을 소개하도록 한다. 바로 ‘온생명회의(Council of All Beings)’이다. 의미는 물론 재미도 있다.

◐ ‘온생명회의’ 수행 실습
구성 : 진행자 1명, 보조 진행자 1~2명, 참가자는 10~20명 정도가 적당하다.
준비물 : 가면을 만들 도구로써 A4 크기의 두꺼운 종이, 가면을 귀에 걸 고무줄, 여러 세트의 크레용이나 색깔별 두꺼운 매직, 구멍 뚫을 펀치, 물감, 칼, 가위, 풀, 테이프
1. 기도와 정화 의식
우선
삼세와 사방의 존재들을 불러내고 우리가 하려는 의식이 경건하게 잘 진행되도록 기도와 명상을 한다. 또한 쑥이나 향 등을 피워 장소를 정화해 거룩한 의식이 되도록 한다.
2. 선택받기(10분)
참가자들이
특정한 생물이나 무생물들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들 생명으로부터 ‘선택받는’것 임을 분명히 한다. 그래서 10~15분간 산책을 하거나 실내의 경우 3~5분 정도 시간을 주고 긴장을 풀고 명상을 하다 처음 마음에 떠오르는 존재를 대표하도록 한다. 식물이나 동물과 같은 생물도 좋고 산이나 바다, 바위 등과 같은 무생물도 좋다. 그 존재를 완벽히 상상하도록 한다.
그런
뒤 자신이 선택한 존재에게 허락을 구한다. “내가 당신을 대신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어보고 허락을 받는 의식을 한다. 그래서 존재를 대표하려면 어떤 모습이 좋을지, 가면을 만든다면 어떤 형태가 좋을지를 마음속으로 물어본다.
3. 가면 만들기(20~30분)
종이나
매직, 크레용, 칼이나 가위 등 준비된 도구들 이용하거나 자연에서 수집한 것을 활용해 자신이 선택받은 존재를 가면으로 만든다. 만들 때는 침묵하며 집중한다

4. 움직임과 말투 연습하기(3~5분)
자신이
대표할 생명체가 할 말(대본)을 준비하고 움직이는 목소리와 행동 등 연기 연습도 해본다. ① 각 존재의 상황과 처지, ② 인간으로부터 겪은 상처와 고통, ③ 인간에게 선물로 줄 자신의 특장점 등 세 가지인데 대본처럼 써도 되고 즉흥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다. 발표할 때는 이 존재의 특징을 살려 연극처럼 대사와 몸짓을 하며 발표한다.
5. 온생명회의에 모여 소개하기(10분)
목탁이나
죽비(또는 북이나 벨)를 치면 모두 둥그렇게 모인다. 모여서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늑대입니다. 늑대 종족을 대표합니다”, “나는 기러기입니다. 철새를 대표합니다”, “나는 낙동강입니다. 강의 목소리를 대표합니다”, “나는 산입니다. 모든 산들을 대표합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6. 온생명회의 첫째 단계 : 현재의 상황 말하기, 고통 말하기(30분)
이후 모두 가면을 쓰고 그 생명들이 현재 느끼고 있는 상태와 고통을 표현하도록 한다.
“나는
기러기입니다 자꾸 습지가 사라져 철 따라 멀리 이동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알 껍질이 얇아 자주 부서집니다. 새끼가 부화되기도 전에 깨져버립니다. 우리 뼈에 오염물질이 있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입니다. 본래 숲속 깊숙이 박쥐와 잘 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우리가 사는 서식지의 깊은 밀림 속까지 개발하고 파헤쳐져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되었고 그들 몸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를 원망합니다.”
이렇게
각 존재들이 자기들이 처한 상황을 돌아가며 발표한다. 각각 발표가 끝나면 모두가 “기러기님 잘 들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님 잘 들었습니다”라고 경의를 표한다.
7. 온생명회의 둘째 단계 : 인간들에게 말하기(30분)
참가자 중 반은 중앙에 앉아 가면을 벗고 사람이 되어 앉아 이들 생명들의 원망과 꾸짖음을 듣는다.
“저는
산입니다. 우리들은 당신 인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수십만 년 동안 인간들에게 각종 산나물과 약초 등 많은 먹을 것을 제공해줬고, 맑고 깨끗한 물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약자들이 도망 오거나 피해 들어오면 그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기도 했습니다. 수행자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가람터가 되어줬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우리의 손과 팔을 잘라버리고 깊숙이까지 아스팔트 도로를 만들고, 케이블카를 만들고, 계곡물을 퍼내고, 리조트와 위락 시설을 지어 쓰레기로 뒤덮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끝나면 가운데 인간들은 “산님 잘들었습니다”라고 회답한다.
“저는
낙동강입니다. 인간 몸의 70%인 물은 다 내가 제공한 것입니다. 그들에게 마실 물을 주고 농사짓는 물도, 물고기도 키워주고,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시와 소설이 되는 정신적 원천을 제공했는데, 인간들은 각종 화학 약품과 염색 약품을 풀어놓고 댐과 보를 막아 우리가 흘러가는 것을 막아 썩게 하고 각종 위락 시설과 펜션을 지어 모든 물새들을 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돌아가며 가면을 쓰고 지구상의 한 종일 뿐인 인간의 만행을 고발한다. 고발을 마친 가면은 원 안
으로 들어가 인간 역할을 하고 교대하도록 한다.
8. 온생명회의 셋째 단계 : 인간에게 선물 주고 축복하기(30분)
자연을 회복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인간에 부여하며 각 생명 존재들이 갖고 있는 강점과 특징을 사람들에게
선물하며 축복한다. 역시 참가자의 반은 가면을 벗고 원 안에 들어가 인간 역할을 하고 이후에 교대한다.
“독수리인 나는 먼곳을 높이 볼 수 있는 힘과 예리한 시력을 인간에게 주겠습니다. 그래서 멀리 바라보는
안목으로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어리석은 행동을 삼가 주시오. 그리고 용맹을 주겠습니다. 어렵지만 용
기 있게 이 일을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그러면 참가자 모두 “고맙습니다. 독수리님”이라고 외치고, 돌아
가며 인간에게 축복한다.
9. 마무리(20분)
다 마치면 이들 생명들에게 선물로 받은 것을 축하하며 서로 환호한 뒤에 가면들을 앞에 놓고 자신을 선택
해준 생명에게 감사의 절을 하며 이 의식을 확실히 마무리하고 그 배역에서 빠져나온다. 이후 그 가면을
경건한 마음으로 모아 제사 형식을 취할 수도 있고, 가면을 모아 태우거나 각자 가져갈 수도 있다.
10. 나누기
의식이 끝난 뒤에 떠오르는 생각과 깨달음 등을 2~3분 정도씩 돌아가며 나누도록 한다.
11. 인간의 가면을 쓰고 다시 나오다
자신이 대변했던 존재가 실제 자기 정체성임을 결심하고, 지금은 인간의 가면을 쓰고 세상에 돌아온 것임을
선언하게 한다. 그래서 앞으로 생을 자신이 대표한 존재의 이익과 지원을 위해 살 것을 다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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