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인이 읽어주는 불교 詩 | 석굴암(石窟庵) 대불송(大佛頌)__신석정

석굴암(石窟庵) 대불송(大佛頌)

신석정

해 돋자 뜨시는
임의 영(靈)한 안광(眼光)에
서라벌 천 년의 짙푸른 하늘이 들어앉았습니다.
시공(時空)을 떠나신 조촐한 위치에
일월(日月)도 성신(星辰)도 바람결로 스쳐가고,
우러러보는 임의 가슴이
어쩌면 저리도 두근거리는 것이옵니까?
어루만지는 손끝까지
생동하는 체온
임이여!
당신 앞에 자연도 한낱 티끌이옵니다.
무시(無始) 무종(無終)한 맥박소리 들려오는
오오! 빛나는 예지 싹트는 속에
가슴 속으로 가슴 속으로
지극히 조용하게 외어보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시는 석굴암 부처님을 뵙고 느낀 환희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한 편의 시에 우주와 자연, 인간, 그리고 각자(覺者)를 모두 담아 표현하고 있다. 신석정 시인의 돈독한 불심을 느낄 수 있다. 1907년 전북 부안에서 출생한 신석정 시인은 중앙불교전문강원에서 불전(佛典)을 연구했다. 중앙불교전문강원에 적을 두고 석전 박한영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만해 한용운 스님을 자주 찾아뵙고 문학 수업을 받기도 했다. 신석정 시인은 ‘지조’를 강조했다. “시 정신의 바탕이 되는 것이 신념이요, 신념은 바로 지조로 통하는 길”이라며, “뜻을 저 고산(高山)과 유수(流水)에 두는 날 명경지수 같은 마음으로 정신의 기둥인 지조를 끝내 지닐 수 있으리라”고 했다. 특히 만해 한용운 스님의 지조를 “무장된 지조의 삼각탑”이라고 칭송했다. 신석정 시인은 지조를 ‘대[竹]’를 통해 대표적으로 드러냈는데, 대나무야말로 허이불굴(虛而不屈)의 정신 그 자체라고 보았다.

 

문태준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불교방송(BBS)』 라디오제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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