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건강 지키기 |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3)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__정지천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3)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
정지천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음식은 건강을 유지하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질병이 생겨나고, 질병에 해로운 음식을 먹다간 악화되기 마련이다. 조선의 왕들은 평소에는 보양식으로 기력을 보강하다가 가벼운 병증이 생기거나 심하지 않은 질병에는 약차를 마셨으며 심해지면 탕약을 복용했는데, 탕약과 약차는 물론이고 음식의 재료도 어의가 선택했다. 그러니 어의는 ‘식치(食治)’에 밝은 ‘식의’가 맡을 수밖에 없었다. 식의는 체질과 몸 상태에 맞게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 질병이 생기지 않게 하고, 만약 병이 생겼다면 환자의 상태와 체질에 맞게 음식을 처방해준다.
식의의 원조는 중국 당나라 때의 명의였던 ‘손사막(孫思邈, 581~682)’이다. 6,000여 종이 넘는 처방을 집대성해 『천금방(千金方)』을 저술했기에 별명이 ‘약왕(藥王)’이었지만 “질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쓰라”고 했다. 조선의 식의로서 세종, 문종, 세조의 어의를 지냈고 동양 최대의 의학백과사전인 『의방유취(醫方類聚)』 편찬에도 참여했던 ‘전순의’는 음식 치료를 집대성해 『식료찬요(食療纂要)』를 편찬했다. 그 서문에 “세상을 살아가는데 음식이 으뜸이고 약물이 그다음이다. 음식의 효능이 약의 절반을 넘는다. 오곡, 오육, 오과, 오채로 병을 고쳐야지…(중략)… 이것이 선조들이 병을 음식으로 치료한 이유이다”라고 식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음식과 약은 성질과 맛에 따라 약효가 다르기에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고, 체질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독이 될 수 있다.

음식은 성질과 맛을 고려해서
체질과 몸 상태에 맞게 먹어야 득이 된다.

음식과 약에는 첫째, 차갑고 서늘하고 따뜻하고 뜨거운 네 가지 성질이 있다. 열이 많은 사람이 찹쌀, 마늘, 고추, 복숭아, 닭고기 등의 열성 음식을 먹는다거나 혹은 몸이 냉해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메밀, 우엉, 상추, 참외, 돼지고기 등의 냉성 음식을 먹는다면 몸이 더욱 열해지거나 차가워져서 탈이 나기 마련이다. 쌀, 콩, 토마토, 고등어, 소고기 등은 중간 성질이기에 대체로 누구나 먹어도 괜찮다. 둘째, 위로 상승시키게 하거나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성질이 있다. 황기, 부추, 인삼의 노두(꼭지) 등은 기운을 위로 끌어올려주는 작용이 있어 설사를 막아주지만 변비나 코피를 일으킬 수 있는 반면 메밀, 무, 다시마, 고사리, 아욱 등은 기를 아래로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어 코피를 막아주지만 설사를 나게 할 수 있다. 셋째, 밖으로 발산시키게 하거나 나가지 못하게 수렴하는 성질이 있다. 생강, 쑥, 칡, 파뿌리, 콩나물 등은 땀을 나게 하니 감기 초기나 비만한 사람에게 좋은 반면 매실, 오미자, 모과, 도토리 등은 땀, 피, 소변 등이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음식과 약의 맛도 각기 작용이 다르다. 신맛은 땀, 오줌, 피, 정액 등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쓴맛은 기를 흩어버려 배설시키며, 단맛은 완화 작용으로 조화시키고 해독하고, 매운맛은 땀을 내게 해서 기를 통하게 하며, 짠맛은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맺힌 것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다. 매실이 땀을 막아주고, 변비약은 거의 쓴맛이며, 감초와 대추는 다른 약재나 음식을 화합시키고, 매운탕을 먹으면 땀이 나서 몸이 가뿐해지며, 다시마는 응어리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에 암의 예방과 치료에 쓰여왔다.
음식은 성질과 맛을 고려해서 체질과 몸 상태에 맞게 먹어야 득이 된다. 평소에 먹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던 음식은 괜찮지만 새로이 보양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정지천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학교 한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 동국한방병원 병원장, 서울 강남한방병원 병원장, 대한한방내과학회 부회장, 동국대의료원 부의료원장 겸 일산한방병원 병원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부터 대한체육회 의무위원회 위원, 대통령 한방의료자문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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