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으로 이해하는 불교 경전 길라잡이|『아함경』 (3)__김윤수

(3) 『아함경』의 핵심 내용

김윤수

경전 번역가

『증일아함경』의 내용

『증일아함경』은 법수를 기준으로 해서 모은 한 부파의 증지부 경전, 『에꼿따리 까아가마(Ekottarikāgama)』를, 계빈(賓)국 – 인도 서북부의 카시미르 지방에 있던 나라를 가리킨다 – 출신의 사문 구담(瞿曇, Gotama) 승가제바(僧伽提婆, Saghadeva)가 서기 397년경에 51권으로 한역한 것이다. 그 원전이 어떤 부파에서 전승해오던 것이었는지에 대해, 대중부라거나 대중부의 지말 부파라거나 법장부라거나 소전 부파가 분명치 않다는 등 견해가 엇갈리지만, 필자는 대승불교의 한 부파에서 전 승해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증일아함경』 전반에 대승불교의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승 경전에서는 자주 사용되지만 다른 초기 경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보살마하살, 보살행, 일생보처보살, 보살의 마음, 불퇴전보살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후일 대승불교의 수행법으로 확립된 육바라 밀이라는 용어도 2군데 등장하며, ‘대승’이라는 용어는 물론 대승과 소승을 전제 로 한 ‘삼승(三乘)’이라는 표현이 곳곳에 등장한다. ‘소승’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 는데 『증일아함경』을 한역한 승가제바가 거의 같은 시기에 번역한 『중아함경』에 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므로, 역경가가 추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현존 『증일아함경』은 제1권의 제1 서품에서, 결집의 인연 등과 경의 부촉에 관 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 뒤, 제2 십념품 이하에서 1부터 법수를 하나씩 늘려 마 지막 11까지 법수를 기준으로 순차 경들을 모아서 수록하고 있는데, 다만 제48권 의 제50 예삼보품의 네 번째 경(=48:50:4경. 이하 경의 표기 방식은 이에 준한다)부터 마지 막 제51권의 제52 대애도반열반품(의 2)의 끝까지 26개 경은 법수 11에 속한 경이 아니다. 그 26개 경이 법수와 전혀 무관한 것인가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럼에 도 이들이 법수 11에 관한 경들에 이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사정으로 경 전 결집 시 누락되었던 것들이 그 뒤에 ‘보유편(補遺編)’으로 추가된 것이라고 추측 된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수록된 경들은 모두 472경1)이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데, 이들은 제2 십념품에서부터 제52 대애도반열반품까지 모두 51개 품에 나누 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각 품은 대체로 10개 경을 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나누었는데, 그중 첫머리의 몇 개품(제2~7품과 제14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의 품은 그 수록 경들 간에 주제, 등장인물, 사건 등의 측면에서 공통점이 없다. 오 직 그 품의 첫 번째 경에 등장하는 주제, 인물, 사건에서 품의 명칭을 취했을 뿐이 다.2) 이렇게 보면 이 『증일아함경』은 법수를 기준으로 법수 1에서부터 1씩 늘려 가는 방식으로 순차 경들을 배열하되, 원칙적으로 10개 경을 기준으로 품을 나누 고, 그 첫 번째 경에 등장하는 주제, 인물, 사건에서 품의 이름을 취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편집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 『증일아함경』에 수록된 경들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첫째 ‘법수’라고 하면 『잡아함경』의 주제로 되어 있는 오온, 육입, 네 가지 먹이, 사성 제, 세 가지 느낌, 삼보, 사념처, 사정근, 사신족, 오근, 오력, 칠각지, 팔정도, 삼학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런 주제를 다룬 경들은 이 『증일아함경』에 거의 수록되 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들을 주로 다룬 『잡아함경』이라는 별도의 바 구니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재가 불자들의 교화에 관심을 둔 경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점인데, 이 는 최초 결집된 경 중 교학적 주제에 관한 것들은 상응부 경전으로, 수행자들을 돕는 것들은 중부 경전으로, 불교 외의 인사들에 대해 불교를 알리기 위한 것들은 장부 경전으로 각각 빠져나감으로써 생긴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셋째, 이 『증일아함경』에는 『중아함경』이나 『장아함경』에 포함되어도 이상하다 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 길이가 상당히 긴 경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1) 다만 제4 제자품 내지 제7 청신녀품의 경우 10명의 제자들에 관한 내용을 모은 것을 1개 경으로 보았는데, 그 개별 제자 1인에 관한 내용을 각각 1개 경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거기에 수록된 경의 수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있을수있 다.

2) 다만 제50 예삼보품은 첫 3개 경의 주제를 모아서 품의 명칭으로 삼았다.

이다. 이 점과 함께, 뒤에서 보는 것처럼 『중아함경』에는 길이가 매우 짧은 경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중부 경전과 장부 경전이 단순히 길이만을 기준으 로 먼저 송출된 것이 아니라, 특별한 목적에 의해 편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근 거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길이가 긴 경들에는 불교 역사상 중요한 사건 등이 사 실적으로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데 이들은 소중한 사료적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하겠다.

『중아함경』의 내용

『중아함경』은 서북인도의 간다라 지방에 본거지를 둔 방계 설일체유부 소전의 중부 경전인 『마디야마아가마(Madhyamāgama)』를 『증일아함경』의 한역자인 승가제 바가 서기 398년경에 60권으로 한역한 것인데, 그 원전은 간다라 지방에서 사용되 던 프라크리트어로 기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마디야마’는 중간[中]이라 는 뜻으로, 상좌부의 중부 경전의 명칭 ‘맛지마(Majjhima)’에 대응되는 표현이다.

60권으로 되어 있는 현존 『중아함경』은 모두 222개의 경을 18개의 품으로 나 누어 수록하고 있는데, 그중 11개 품은 각각 10개씩의 경을 수록하고 있지만 나 머지 7개 품은 적게는 11개 경, 많은 경우 25개의 경을 수록하고 있다. 이하에서 각 품에 수록된 경들의 주제 또는 내용에 의해 그 품이 가진 의미를 살펴보겠다.

먼저 제1 칠법품(七法品)에는 수행자가 알아야 할 7법(제1경), 얻어야 할 7법(제3 경), 주도나무·물·환승 수레에 비유한 수행의 7단계(제2·4·9경), 수행자의 자세 (제5·8경), 훌륭한 수행자가 가서 이르는 7처(제6경), 세간과 출세간의 7복(제7경), 번 뇌를 끊는 일곱 가지 방법(제10경)을 각각 서술한 10경이 수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품은 마치 『증일아함경』의 법수 7에 관한 경의 모음처럼 법수 7로 된 경들 중 수행자가 알아야 할 내용들을 모으면서, 그 법수를 품의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이 품에 수록된 경 중 환승 수레에 비유해서 수행의 7단계를 설명한 제9 칠거경 (七車經)은 상좌부의 수행 이론의 준거가 되는 『청정도론』의 뼈대가 된 7청정을 설

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 제2 업상응품(業相應品)은 업과 과보에 대한 바른 견해를 갖가지 관점에서 설명하는 10경(=제11~20경)을 모으고, 그 서술 내용의 공통점에서 그 제목을 취한 품이다.

제3 사리자상응품(舍利子相應品)은 지혜제일이라고 칭송받은 사리자를 통해 수행 자가 알아야 하며 갖추어야 할 것 등을 설명하는 11경(=제21~31경)을 수록한 품이 므로, 설법 주체를 기준으로 해서 경을 모으고, 그 제목도 취한 품이다.

제4 미증유법품(未曾有法品)은 수행자가 알고 본받아야 할 경이로운 법들에 대해 설명하는 10개의 경(제32~41경)을 모은 품이므로, 그 설법 내용의 공통점에서 제목 을 취한 품이다.

제5 습상응품(習相應品)은 열반의 실현을 위해 수행자가 익혀야 할 것과 익히지 않아야 할 것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는 16경(=제42~57경)을 모은 품이므로, 익힘[習]이라는 주제에 따라 경을 모으고, 그 제목도 취한 품이다. 그런데 이 품 에 수록되어 있는 경들은 중간 길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길이가 짧은 것들이다.

제6 왕상응품(王相應品)은 왕이 등장하는 14경(=제58~71경)을 모은 품이지만, 등 장하는 왕은 여러 갈래이다. 전륜성왕이 다수이지만 일반적인 왕도 등장한다. 그 렇지만 그 주제나 내용은 여러 갈래여서, 수행자가 거울로 삼아야 할 내용들이라 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이 품은 왕이 등장하는 배경을 기준으로 경을 모으고, 이 등장인물의 공통점을 품의 제목으로 삼은 것이라고 생 각된다.

제7 장수왕품(長壽王品)에서 ‘장수왕’은 품의 첫 경인 제72 장수왕본기경에 등장 하는 왕의 이름인데, 이 품에 포함된 15개 경(=제72~86경)의 내용도 다툼과 화합, 대인의 여덟 가지 사유, 흔들림 없는 삼매, 사념처, 사무량심, 새로 배우는 수행자 의 자세 등 여러 갈래이며, 달리 주제나 형식, 등장인물 등의 점에서 특별한 공통

점이 없다. 따라서 이 품은 서로 특별한 공통점이 없는 15개의 경을 모으면서, 첫 경의 등장인물을 취해 품의 제목으로 삼은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8 예품(穢品)은 더러움[穢]의 유무를 알고 모르는 네 종류 사람, 몸·입·지혜 를 따라 소멸시켜야 할 더러움, 더러움을 씻는 법, 더러움 유무의 귀결, 더러움을 소멸시키고 선법을 늘리는 관찰법 등 더러움을 주제로 한 10경(=제87~96경)을 모 으고, 그 제목을 취한 품이다.

제9 인품(因品)은 갖가지 인과에 대해 설명하는 10경(=제97~106경)을 모은 품으 로, 그 주제의 공통점을 취해 품의 제목으로 삼은 품이다.

제10 임품(林品)은 수행자가 가까이해야 할 수행처·사람과 가까이하지 않아 야 할 수행처·사람을 설명하는 그 처음 2개 경(=제107·108경)의 내용 중에서 제목 을 취한 것으로, 나머지 8개 경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앞의 2 경을 수행의 성취를 위해 가까이해야 할 것을 밝힌 것이라고 보고, 그 나머지 8개 경을 수행의 성취를 위해 관찰해야 하고(제109~110경), 알고 통달해야 하고(제111・112・114・115경), 익혀야 하고(제113경), 경계해야 할 것(제116경)들을 다룬 것이라고 본다면,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특이한 품이다.

제11 대품(大品)은 전체적으로 수행자의 수행을 돕기 위한 경들이라는 점을 제 외하면 그 주제나 내용 간에는 공통점이 없지만, 경의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게송 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 25개의 경(=제117~141경)을 모은 품인데, 6권에 걸쳐 수 록되어 있어 품이 크기 때문에 대품이라고 명명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제12 범지품(梵志品)은 바라문[梵志]이 설법 상대방 또는 설법의 원인이나 내용 이 되는 등 바라문이 설법의 계기가 된 20개 경(=제142~161경)을 7개 권에 걸쳐 모 은 품이다. 따라서 이 품에는 바라문을 비롯한 4종성의 기원과 평등, 진정한 바라 문의 의미를 밝히는 경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

제13 근본분별품(根本分別品)은 불교의 근본을 이루는 법을 분별한 10개의 경(= 제162~171경)을 모은 품이다. 그 주제를 보면 육계와 육처, 관법, 삼세의 법, 색계와

무색계의 선정, 무쟁=평화의 조건, 업과 과보 등이다.

제14 심품(心品)은 수행자가 알아야 할 내용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 주제나 내 용 간에 특별한 공통점이 없는 10경(=제172~181경)을 모으면서, 그 첫 경의 주제를 품의 이름으로 삼은 품이다.

제15 쌍품(雙品)은 수록한 10개 경(=제182~191경) 중, 6경이 그 제목상 세 쌍의 경 이고(=사문의 뜻과 법을 밝히는 한 쌍의 마읍경, 주처를 돋보이게 하는 수행자와 화합 수행의 모범을 밝히는 한 쌍의 우각사라림경, 공의 수행을 설명한 한 쌍의 공경), 나머지 4경이 내용상 두 쌍 의 경(=제186·187경은 해탈지견을 가진 분들에 대한 탐구를 공통점으로 하는 한 쌍의 경이고, 제 188·189경은 무학의 10지분을 공통점으로 하는 한 쌍의 경임)이므로, 다섯 쌍의 경으로 이루 어졌다는 의미에서 쌍품이라고 칭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다섯 쌍의 내용 간에 특 별한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제16 후대품(後大品)은 대체로 두 계통의 경을 포함하고 있는데, 하나는 계율에 대해 설명하는 6경(=제192~197경)이고, 다른 하나는 윤회의 근본이 되는 어리석음 을 밝히는 4경(=제198~201경)이다. 경들이 대체로 길어서 모두 5권에 걸쳐 서술되 어 있는데, 앞에 대품(=제11)이 있었으므로 이와 구분하면서 품이 크다는 뜻을 나 타내기 위해 후대품이라고 이름한 것으로 보인다.

제17 포리다품(利多品)은 이에 수록된 10경(=제202~211경)이 팔관재계의 내용과 공덕, 세속 일을 끊는 것, 성스럽지 못한 구함과 성스러운 구함, 불교의 기본 교리 등을 그 주제로 다루고 있으므로, 수행자가 알아야 할 내용들이라는 점을 제외하 면 그들 사이에 특별한 공통점이 없는 10경을 모은 품인데, 품의 이름은 그 두 번 째 경인 제203경에 등장하는 거사의 이름을 취한 것이다.

마지막 제18 예품(例品)도 수행자가 수행의 성취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서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11경을 묶어 수록하면서 그 마지막에 수록된 제222경의 명칭을 취해 품의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위 18개 품은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서술 내용이 서로 유

사한 경들을 묶으면서 그 내용을 품의 이름으로 삼은 것으로서 제1 칠법품, 제2 업상응품, 제4 미증유법품, 제5 습상응품, 제8 예품, 제9 인품, 제13 근본분별품의 7개 품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 설법의 주체·상대방·내용 등이 된 등장인물이 공통되는 경들을 묶으면서 그 등장인물을 품의 이름으로 삼은 것으로서, 제3 사 리자상응품, 제6 왕상응품, 제12 범지품의 3개 품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품에 수 록된 경의 형식·제목·내용에 공통점이 있는 경들을 모으면서 그 외형에서 공 통점을 찾아 품의 이름으로 삼은 것으로서, 제11 대품과 제16 후대품, 제15 쌍품 의 3개 품이 여기에 속한다. 넷째, 내용상 공통점을 내세울 수 없는 경들을 모으 면서 그 품에 수록된 경 중 하나의 이름을 취해 품의 이름으로 삼은 것으로서, 제 7 장수왕품, 제10 임품, 제14 심품, 제17 포리다품, 제18 예품의 5개 품이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여러 종류의 품들이 모인 것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요약해 열거한 주제나 내용의 요지를 살펴보면, 모두 불교의 수행자를 염두에 두고 그 수행에 도움이 될 내용들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무엇보다 주목된다. 다만 불교 수행자의 수행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라고 해도 직 접 교학적 주제를 설명하는 것은 그런 경들을 모은 다른 영역(=『잡아함경』)이 있기 때문에 극히 한정적으로만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길이만을 기준으로 했 다면 『중아함경』에 포함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길이 의 경 30개 정도가 이 『중아함경』에 수록되어 있다.3) 이런 점을 종합하면 『중아 함경』은 교학적 주제가 아닌 것들로서, 불교 수행자의 수행에 도움이 될 내용을 수록한 경들을 모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중아함경』이 다른 하나의 중부 경전인 『맛지마 니까야』와 어떤 차 이가 있는지 간략히 정리해둔다. 첫째, 『중아함경』에는 모두 222개의 경이 18개

3) 10:44~50경, 23:9596경, 26:105106경, 27:107~110경, 28:113114경, 29:117~120경, 30:127경, 34:137경, 34:139~141경, 37:149경, 40:159경, 60:218~220경 등을 가리킨다.

품에 수록되어 있는 반면, 『맛지마 니까야』에는 152개의 경이 15개 품에 나누어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중아함경』이 『맛지마 니까야』보다 3개 많은 품에, 70개 많은 경을 수록하고 있지만, 상응부 경전이나 증지부 경전처럼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 둘째, 양 중부 경전에 수록된 경들 중 98개 경만이 대체로 서로 대응되는 관 계에 있다.4) 그래서 『중아함경』에 수록된 222개 경 중 124개 경은 『맛지마 니까 야』에 없는데, 그중 다수(=108개 경)는 『맛지마 니까야』 외의 다른 니까야나 율장에 서 상응하는 경이 발견되지만, 일부(=12개 경)는 오직 이 『중아함경』에만 있는 경이 다.5) 셋째, 『중아함경』과 달리 『맛지마 니까야』에 수록된 152개 경 중에는 도저히 중간 정도의 길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길이가 짧은 경은 발견되 지 않는다. 길이를 기준으로 『디가 니까야』와 『맛지마 니까야』가 먼저 합송되어 모아졌다는 상좌부의 견해는 이 점을 근거로 한 것이겠지만, 이 『중아함경』과 대 조할 때 『맛지마 니까야』는 이런 상좌부의 견해에 따라 길이가 짧은 경들을 다른 바구니로 옮기는 방법으로 재편집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반대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__다음 호에 계속

김윤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81년부터 10년간 판사로, 1990년부터 10여 년간 변호사로, 2001년부터 다시 판사로 일하다가 2011년 퇴직했다. 『육조단경 읽기』, 『반야심경·금강경』, 『주석 성유식론』, 『불교는 무엇을 말하는가』, 『인류의 스승 붓다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으며, 최근 아함경 전체를 번역해 『아함전서』(전 16권)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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