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인이 읽어 주는 불교 詩

석련지 환상

박희진

 

저 아름다운 연꽃못 뵈시겠지

드높이 솟아 정토에 열려 있지

그 뿌리는 지옥에 박혔어도

연꽃잎이야 한없이 청정해도

어리석은 자에겐 돌로 뵌다면서?

이 몸은 어둡기 돌보다 더하면서

정토에 원왕생(願往生) 원왕생하여

이 몸의 업장을 맑히길 소원하여

저 연꽃못 둘레를 돌고 돌아

지치어 쓰러지면 이슬로 녹아질까

연꽃못 채우는 이슬로 스러질까

 

석련지(石蓮池)는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에 있는 돌로 만든 연꽃 모양의 연못이다. 그 석련지를 보고 이 시를 썼다고 알려 져 있다. 연꽃을 흔히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이라고 말한다.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깨끗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북송의 주돈이는 ‘애련설(愛蓮說)’을 통해 연 꽃의 됨됨이를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가운데는 텅 비 어 있고 바깥은 곧으며, 덩굴로 자라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않는 다. 그 향기는 멀어질수록 더욱 맑고, 우뚝하게 서서 깨끗하다” 라고 높게 평가했다. 박희진 시인은 자신의 몸이 비록 무명(無明)의 세계에 있지만 정토에 왕생(往生)하기를 바란다면서 자신 도 연꽃과도 같은 성품을 닮을 수 있기를 희원한다.

박희진 시인은 구상 시인, 성찬경 시인과 함께 ‘공간 시낭독 회’를 창립해 우리나라 시낭송 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등단작 인 「관세음상(觀世音像)에게」에서 “석련(石蓮)이라/ 시들 수도 없 는 꽃잎을 밟으시고/ 환히 이승의 시간을 초월하신 당신이옵 기/ 아 이렇게 가까우면서/ 아슬히 먼 자리에 계심이여”라고 썼듯이 시인은 북한산 산자락에서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불교 적인 깨달음을 시로 빼어나게 형상화했다.

문태준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 상했다. 현재 『불교방송(BBS)』 라디오제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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