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세상 읽기|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 외__정여울

1. 어쩌면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

『지능의 함정』

때로는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더 많은 지식을 흡수하는 것보다 어렵다. 전문성을 인정받고 나면 사람들은 자부심을 갖게 되고, 그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부풀어오르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롭슨은 똑똑한 사람들이 훨씬 더 ‘기회주의적인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똑똑한 사람은 그 좋은 머리를 올바르게 쓰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자기 정체성에 가장 중요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기회주의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능은 진실 추구가 아닌 선전을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성공의 기회, 더 많은 출세의 기회가 보인다. 그럴수록 ‘지능이라 불리는 함정’에 빠질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코난 도일과 스티브 잡스의 사례를 든다. 코난 도일은 과학 수사물의 원조 격인 셜록 홈스 시리즈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면서도 ‘과학’이 아닌 ‘미신’에 사로잡힌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요정과 유령의 존재를 진심으로 경건하게 믿었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현대 의학에 대한 불신에 사로잡혀 의사의 말을 듣지 않고 공인되지 않은 치료법에 매달리다가 아까운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이렇듯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음에도 결국 자신의 인생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가는 탁월한 사람들의 사례는 넘쳐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능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몰된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내게 닥친 상황에만 집중하기 쉬워요. 그런데 거리 두기로 의미를 부여하는 상태가 되면 상황을 더 넓은 관점과 맥락에서 바라보게 되죠.” 저자는 내가 닥친 상황에 매몰되지 않은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그 관찰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감정 나침반’을 권하기도 한다. 내 머릿속을 장악하고 있는 것들이 감정인지 이성인지 정확히 판별하는 능력, 나아가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를 날카롭게 구사하는 것이 사태 파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감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거리를 두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정형 사고방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면 항상 전체 서열에서 내 위치를 알고 싶어 합니다. 모든 사람이 서열에 따라 배치돼요. 내가 꼭대기에 있으면 떨어지거나 끌려 내려오고 싶지 않죠.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모른다거나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안다는 기미가 보이면, 나를 권좌에서 몰아내려는 위협으로 여기는 거예요.” 자기 위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결국 크게 성공할 수도 없고 타인의 인정을 받기도 어렵다. 고정형 사고방식에 빠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쉽게 무시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인정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한계나 실수의 가능성을 항상 돌아보는 사람들, 인생 자체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사람들,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정보에 늘 귀 기울이는 사람들, 실수해서 좌절하기보다는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야말로 ‘지능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2. 몸, 변화의 모든 정보를

품어 안은 기적의 보물 창고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사람들은 ‘건강’과 ‘질병’에는 관심이 많지만, 정작 ‘몸’ 자체는 별로 관심이 없다. 건강염려증, 질병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현대인에게 일상화되었지만, ‘오늘 내 몸 상태가 어떻지?’ ‘내 몸은 좋은 상태일까’ 같은 아주 평범한 질문에도 재빨리 대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몸을 돌보지 않고 일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고, ‘몸을 돌보다’는 것을 안일한 보신주의로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몸을 돌본다는 것은 곧 몸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포함하는 일이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빌 브라이슨은 이번에는 우리 몸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주는 지식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는 총 59가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 59가지 원소 중에는 바나듐, 망가니즈, 주석, 구리, 지르코늄, 니오븀 같은 뜻밖의 원소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 신기한 원소들이 없으면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원소는 산소다. 우리 몸 공간의 무려 61%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산소다. ‘항산화 물질’에 목숨을 거는 현대인의 건강 비결이 떠올라 미소짓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는 꿈틀거리는 이 따뜻한 살덩어리 안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몸을 거의 당연한 것으로 보고 별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지라(비장)가 대강 어디에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힘줄과 인대의 차이는? 림프절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자신이 하루에 눈을 몇 번이나 깜빡이는지 아는가? 당신은 하루에 약 1만 4,000번 눈을 깜빡인다. 달리 말하면, 하루에 깨어 있는 시간 중에서 약 23분은 눈을 감고 있는 셈이다. – 『바디 우리 몸 안내서 』 중에서

놀랍게도 우리 몸에는 카드뮴이라는 독성 물질도 꽤 많은 비율(0.1%)를 차지하고 있다. 몸이 카드뮴을 갈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식물이 흙에서 카드뮴을 빨아들이는데 우리가 그 식물을 먹음으로써 어쩔 수 없이 흡수하게 되는 것이라 한다. 도대체 이 원소가 왜 우리 몸속에 있는지 몰랐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원인이 밝혀진 물질 중에는 셀레늄이 있다. 셀레늄이 부족하면 고혈압, 관절염, 빈혈, 암 등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이렇듯 우리 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으며, 인체의 기능과 작동 원리에 대한 지식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아직 해내지 못하는 것이 있다. 59가지 원소를 정확한 비율로 배합해 교묘하게 버무리더라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기조차도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 생명의 신비, 인체의 신비,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신비는 여전히 미개척의 분야로 우리에게 활짝 문을 열고 있다. 이 책은 인체의 비밀을 좀 더 섬세하고 정확하게 통찰함으로써, 인체 과학 또한 인문학과 교양 수업의 일부가 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 몸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더욱 풍요로운 깨달음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다.

정여울 작가. 저서로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월간정여울-똑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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