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화요 열린 강좌

양자역학과 실재성
『양자·정보·생명』

 

 

20세기 물리학에서 가장 획기적인 전환을 이끌어낸 사건 중 하나는 양자역학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물리학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새로운 자연현상들을 양자역학으로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성공적인 등장에도 불구하고 그 이해와 해석은 물리학의 혁신적인 발전에도 여전히 하나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양자역학은 기존 과학 이론의 틀 안에 새로운 법칙을 도입한다거나 기존 법칙들을 수정해 만들어진 이론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법칙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개념의 틀을 바꾸어 마련된 이론이다. 그런데 이때 바뀐 개념의 틀이 획기적이고 광범위해 그 전모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파악한다 하더라도 수정해야 할 기존의 관념 체계가 완강해 이를 벗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양자역학은 현실에서는 그 적용 영역이 방대한 매우 성공적인 이론임에도, 이에 대한 이해나 해석은 여전히 난해한 문제로 남아 있다.

『양자·정보·생명』은 이러한 양자역학의 다양한 해석 문제를 국내 전문가들이 모여 고민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양자역학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분명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전문적인 연구에 해당하는 글이 대종을 이루지만, 한국에서의 양자역학 연구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은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중에서 2부에 배치된 양형진 교수의 「양자역학과 양자정보이론」은 오늘날 양자역학의 기본적인 특징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양자계산이나 양자정보통신 분야에서, 그 기본적 특성인 상태들의 얽힘이 정보 개념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또한 상태들의 얽힘은 그동안 측정 문제에 대한 해석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만큼 측정과 얽힘의 관계에 대한 규명을 통해, 정보적 관점에서 측정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코펜하겐 해석을 기반으로 한 양자역학의 가설 체계를 소개하면서 측정이나 얽힘 상태와 관련된 양자현상이나 양자정보이론의 토대를 다지는 한편, 정보이론의 토대를 이루는 섀넌 엔트로피와 폰 노이만 엔트로피를 소개하면서 섀넌 엔트로피의 특성,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대한 정보이론적 설명, 섀넌 엔트로피가 양자계에 적용될 수 없는 이유, 섀넌 엔트로피와 대비되는 폰 노이만 엔트로피의 특성을 개괄한다. 이러한 논의들을 거쳐 양자정보이론 영역에서 기술적으로 적용가능한 분야를 설명하는데, 양자키 분배, 양자 원격 전송, 양자 병렬 연산을 이용한 양자 계산, 양자 비밀 공유, 양자 직접 통신, 양자 인증 등의 분야에서의 성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양자역학 적용 기술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이전이지만,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 책의 논의들을 통해, 양자역학이 기존의 물리학 법칙을 뒤엎을 가능성이 있는 그만큼, 그 활용 영역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9월의 화요 열린 강좌에서는 『양자·정보·생명』에서 「양자역학과 양자정보이론」을 저술한 양형진 선생을 초청해 양자역학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과 성과, 그리고 현실에서의 활용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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