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__이태훈

칸딘스키를 매혹시킨 우리의 논 풍경

 

한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시기
농부들은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한다.
기계를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것에서부터
논에 거름을 주고 땅을 뒤엎고, 그리고 논을 태워 땅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어찌 보면 농부의 한 해 농사의 시작은 모내기가 아니라
논을 태우면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름 아래로 그려진 논 풍경이 마치 칸딘스키의 작품을 연상케 한다.
땅은 햇살을 가득 품어 갈색으로 물들었고,
논두렁이 그려낸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이채롭다.
거기다 농부의 논 태우기는 추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칸딘스키를 매혹시킬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의 들녘이다.
분명 사람이 태운 것이지만 예술적 감각이 돋보인다.
농부가 미술을 공부한 사람인지 잘 몰라도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논 태우기는 한민족의 풍습과 예술적인 감각이 서로 어우러져
추상화처럼 한 폭의 작품을 그려냈다.

이태훈 여행 칼럼니스트, 여행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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