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세계를 움직이는 작은 노력__변택주

작은 것이 아름다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변택주

경영은 살림 연구가

 

 

도시나 농어촌을 가릴 것 없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무엇일까요? 내남 없이 쉽고 편리함에 매달리다 보니 일어나는 생태 파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작은 것이 아름답다’ 꼭지 문은 누리 걱정거리를 덜어내려는 이들이 빚은 벽돌 이야기로 열겠습니다.

 

지역에 이바지하는 벽돌

버려지는 폐기물로 만든 벽돌. 환경과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이디어에서 만들어졌다.

 

세계화는 지역을 아우르는 작은 산업 목을 조릅니다. 그런데 영국 남동부에 있는 시골 마을 칠턴 힐즈(Chiltern Hills)에서 지역의 경제를 일으키겠다면서 나선 엘리 버크헤드(Ellie Birkhead)는 버려지는 폐기물로 ‘친환경 벽돌’을 만들어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 마지막으로 남은 벽돌 공장을 살리겠다고 다지면서 태어난 벽돌은 머리카락, 양털, 볏짚, 말똥을 비롯해서 맥주 양조장에서 나오는 곡물 찌꺼기로 벽돌을 만듭니다. 아울러 버려지는 병 조각을 가공해 유약으로 쓴답니다. 벽돌 성격은 어떤 폐기물을 얼마나 섞느냐에 달라집니다. 유리 조각을 많이 넣으면 표면이 매끄러운 벽돌이, 볏짚이나 곡물 찌꺼기를 많이 섞으면 벽돌 사이에 공기층이 많아져 통기성이 좋은 벽돌이 됩니다. 흙마다 빛깔과 속성이 다르므로 어떤 흙을 쓰느냐에 따라 새로운 생산 방법이 나오곤 합니다. 벽돌 빛깔은 흙 빛깔에 따라 달라지는데 마을 가까이에서 나는 흙으로 여러 빛깔 벽돌을 만들었답니다. 여섯 가지 특성을 가진 벽돌로 환경과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야무진 꿈이 꼭 이뤄지기를 빕니다.

이산화탄소 벽돌

온난화 피해를 늦추는데 기여하는 호주의 이산화탄소 벽돌

 

온난화로 지구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산화탄소(CO2)로 만든 벽돌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산학협력으로 탄생한 이 벽돌은 온난화 피해를 늦출 수 있습니다.

뉴캐슬대학과 화학기업 오리카(Orica), 그린맥(GreenMag)이 손잡고 광물탄산화(Mineral Carbonation)로 빚은 친환경 벽돌은 광물을 탄산으로 바꾸는 기술로 지구 탄소 싱크(Carbon Sink)를 본떴습니다. 자연 탄소 싱크는 바다에서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육상식물이 광합성을 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쌓아두는 것입니다. 광물탄산화는 마그네슘, 규산, 칼슘으로 이루어진 광물에 불활성 탄산염을 집어넣는 기술로 CO2를 광물에 넣어 벽돌로 되살려내는 세계 최초 기술이랍니다.

오줌이 빚은 벽돌

제작시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고, 부산물로 비료를 재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벽돌’

 

벽돌은 섭씨 1,400℃에 이르는 고온 가마에서 구워 만드는데 이산화탄소를 어마어마하게 내뿜습니다. 그런데 사람 오줌을 써서 상온에서 모래를 굳혀 만드는 벽돌이 있습니다. 상온에서 굳히다 보니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 만들고 나서는 여느 벽돌만큼 단단하지 않지만 날이 갈수록 박테리아가 자라 벽돌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줍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케이프타운대학 토목공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수잔 람버트(Suzanne Lambert)와 부케타 무하리(Vukheta Mukhari)가 개발한 벽돌입니다.

이 벽돌 이름은 ‘바이오 벽돌(Bio Brick)’입니다. 미생물 탄산염 침전으로 만들어지는 바이오 벽돌은 조개껍데기가 만들어지는 것과 닮았습니다. 효소를 만드는 ‘우레아제(Urease)’라는 세균이 사람 오줌에서 탄산칼슘을 생성시켜 모래를 굳힌답니다. 효소인 우레아제는 복잡한 화학반응으로 탄산칼슘을 생산하면서 오줌을 분해하는데, 이것이 모래가 서로 엉기도록 합니다. 바이오 벽돌 강도는 주문하는 사람에 달려 있습니다. 석회암 벽돌보다 더 단단하기를 바란다면, 박테리아가 오래 자라도록 기다리면 되니까요. 또 바이오 벽돌을 만들면서 나오는 부산물로 상업용 비료 성분인 질소와 칼륨이 생겨납니다. 이것으로 비료도 만들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지요?

끼워 맞추는 벽돌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손쉽게 건물을 올리는 ‘스마트 벽돌’

 

새로 생긴 미국 회사 ‘카이트 블록(Kite Bricks)’은 아이들의 장난감인 레고 스타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건축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카이트 블록은 레고 블록처럼 생긴 커다란 벽돌을 끼워 맞춰 건물을 짓습니다. 핵심 기술은 모양새가 남다른 ‘스마트 벽돌(Smart Brick)’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 벽돌은 레고 블록처럼 손쉽게 끼워 맞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위에 뚫린 구멍에 철재 빔을 박아 넣어 웬만한 지진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고 벽돌 사이는 콘크리트 대신 특수 접착제로 메웁니다.

건물 벽면 안에 들어가는 여러 배선이나 배수관을 벽돌을 다 쌓은 뒤에 쉽게 집어넣을 수 있어 더 놀랍습니다. 쌓아 올린 벽돌 안에 뚫린 구멍들이 한 줄로 서로 이어져 바깥에서 뚜껑만 열면 손쉽게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그렇다는데요. 이 스마트 벽돌로 건물을 지으면 이제까지 벽돌을 쌓는 다른 공법에 견줘 돈은 70% 가까이, 짓는 시간은 무려 80%나 줄일 수 있다니 더욱 뜻깊습니다.

자정을 앞둔 생태 시계

버려지는 쓰레기 살려 쓰기를 비롯해, 만드는 방법이 생태 환경을 해치지 않는지 또는 어디에서 만들어져 이곳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재료를 얼마나 아껴 쓰는지를 두루 아우르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우리 어머니 누리에 끼친 폐해는 얼마나 될까요?

심각함을 넘어선 지 오래라는 생태 시계는 자정을 앞두고 있답니다. 이 압박 앞에서 작은 날갯짓이 무슨 힘이 되겠느냐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참으로 그럴까요?

1.0000001을 거듭제곱해서 나온 값에 거듭제곱하고 또 그 값에 거듭제곱하기를 서른 번 하면 숫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207,017,133,996,671,569,721,067입니다. 조그마한 숫자가 저토록 셀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해지다니 믿겨지세요?

거듭제곱에 거듭제곱하기를 스물세 차례 해도 1.5211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나온 값에 거듭제곱하고 나온 값에 거듭제곱하기를 일곱 번 더 했을 뿐인데 어마어마한 결과 값이 나온 겁니다. 여기에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두 가지입니다. 먼저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어마어마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을 거듭제곱해서 나온 값에 거듭제곱하기를 서른 번 되풀이한다고 해도 결과는 1일 뿐이죠. 그런데 덧붙여진 ‘100만 분의 일(0.0000001)’이라는 작은 숫자가 엄청난 일을 해내고 맙니다. 둘째, 이렇게 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스물세 번 하더라도 1.5211에 지나지 않아요. 커졌다고 느끼기에 너무 작습니다. 스물여덟 번째에서야 674,530로 10만 단위로 뛰어오른 것이 두 번 더 건너가고 나서는 헤아릴 수 없는 숫자로 탈바꿈합니다. 이제 참답게 살겠다는 작고 소박한 뜻 하나가 꾸준히 거듭하기와 만나면 ‘참살이’를 지을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있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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